낙서장

12기 동계과정

여든해(이충원) 2010. 11. 20. 05:08

 

지난 여름 종합 과정을 어떻게 이수하였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덜컥 동계과정을 신청해 놓고는 걱정이 앞선다.

여러모로 어려움이야 늘상 있겠지만,

요즘들어 부쩍 통증 잦은 허리가 은근히 신경 쓰인다.

1월 20일 한국산악회관에서 동계과정 입소식을 마치고

23일 첫 과정으로 화천 딴산빙장을 찿았다.

 

종합과정을 함께 이수한 동문들과 함께 지난해  말 가래비 빙장,

사당동 빙장, 영월 한반도 빙장에서

나름대로는 예습을 한 모양새라 내심으론 조금 위안도 될 터엿다.

오후 늦게 도착을 하여

숙영지 설치와 저녁식사를 마친후

조원들과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 된다.

잛은 시간에 개개인의 소개를 다 들을 수는 없지만,

서먹한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느낌이다.

텐트를 치고 엄동설한에 침낭속에서 자는 행위가

이제는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진 않는다.

내일 아침에 일찍부터 교육을 할 계획이라 서둘러 잠자리에 든다.

 

밤이라서 잘 안보이던 딴산빙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 온다.

부지런한 동문 선배님들께서는 벌써 한 쪽에 줄을 걸고 계신다.

장비를 착용하고, 제일 첫 시간으로 아이젠 신고 걷기를 한다.

유 학재 선생님의 유창한 불어 솜씨에 감탄도 잠시,

걷기의 종류도 많고 얼음위를 걷는만큼 힘도 든다.

앞대열을 따라 기차놀이를 연상하면 꼭 좋을 만큼 열심히들 따라 돈다.

확보물 설치는 얼음에 작은 구멍을 교차하여 뚫고,

슬링만으로 확보를 해 놨는데,

많은 인원이 매달려도 얼음이 떨어져 나가지 않는게 신기하다.

얼음을 쪼아내서 확보할 자리를 만든다는게 신기하기만 하다.

별로 힘이 없을것 같은 얼음이 저리도 단단하게 구실을 할줄이야 상상키 어렵다.

경사면에서 걷는 방법도 감탄이다.

저렇게 경사면이 심해 보이는데도 무릅만 약간 구부려서

편안이 걸어 내려 온다.

내가 해보면 중심이 자꾸 뒤로 물러 미끄러 진다.

선생님들의 시범에도 불구하고 오금이 펴지지 않는다.

 

X 바디, N바디, 빙벽을 배우는 시간이다.

가래비나 사당동에 비해 얼음이 단단하다.

바일로 힘껏 타격을 해도 튕겨 나오는 느낌이 들고,

콱 박히는 느낌은 별로다.

발로도 킥을 힘차게 해 보지만 역시 얼음이 단단하다.

높이가 얼마 안되는 빙벽인데도 제법 힘이 든다.

빙질에 따라 난이도가 많이 차이 난다.

서둘러 숙영지 정리를 하고 다음주 설악으로

동계교육을 위하여 서울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