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ite mountain

마운틴 레이니어

여든해(이충원) 2010. 7. 6. 12:43

 

레이니어등반기
 상세와 함께 움직인 사람들
유학재, 정재학, 유형근, 신동석, 이경진, 이충원, 전경식
함께하며 도움을 주신분들 : 기형희, 강신일, 김은수

 
 

5월 28일 비
 
서울을 출발하면서 일기예보를 보고 예견은 하였지만 아침 아홉시의 시에틀 공항의 모습은 가는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시간에 맞추어서 엘에이에서 온 강신일씨가 우리가 랜트한 씨에나를 끌고 오고 김은수씨와 기형희 님이 오신다.
우리는 재학이와 인모형 그리고 뉴욕에서 오시는 종팔이형 일행 그리고 다른 분들을 만나기 위해서 자리를 이동한다. 각자들 비행시간이 달라서 그동안 우리는 REI 장비 점을 들렀다가 한인식당인 아씨에 도착을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재학이 인모형 그리고 이문형 선배님 함창식님, 손영길님, 이종만님, 이 오시고 뉴욕 팀이 도착을 한다.

내 일행은 오늘 레이니어로 들어가고 나머지 분들은 아담스 등반을 해야 하므로 만나자 마자 일단 작별인사를 하고 H마트에 들러서 몇 일간 먹을 식량을 구매하고 오후 6시 랜트 한 승합차 씨에나와 김은수씨가 내어준 차량을 이용해서 레이니어의 파라다이스로 향한다.
간간히 비가 오는 빗속을 두 시간여를 달려서 레이니어 국립공원 입구를 바라보고 있는 GATE WAY INN에 여장을 푼다.
이곳에서의 정보는 원래 31일에 리버티 릿지가 개방이 되는데 계속해서 기후가 안 좋은 관계로 등반이 불가하단다. 출발지점이 화이트리버까지의 도로도 겨우내 폐쇄 되었다가 오늘에야 간신히 뚫렸단다.

원래는 삼일동안 선배 분들의 짐을 뮤어캠프까지 고소적응도 할겸 올려다 드리고 6월 1일에 화이트리버로 이동을 하려 했는데 계획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단은 내일 뮤어캠프까지 가보기로 한다.

5월29일 눈보라

 
6시에 기상을 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7시 반에 숙소를 출발한다.

이곳에서 등산을시작하는 지점까지는 약 30분간 차량으로 이동을 해야 한다.
강신일씨와 재학이가 수고를 한다.
처음인지라 어리버리해서 입산료와 입산신고에 시간이 지체되고 9시에야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한다.
밑에서는 비가오지만 여기부터는 눈이 온다.
시에틀에 사시면서 레이니어만 42번 올랐다는 한국 분 일행과 함께 오른다.
그분들은 오늘 캠프에서 자고 밤 11시에 등반을 시작한단다.



 
우리는 설피를 신고 뒤뚱거리면서 힘들여 이동을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스키로 쉽게 올라가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한 시간여의 숲길을 지나자 시야는 더욱 좁아지고 바람이 심해져 간다.
멀리서 보면 우리는 완전히 구름 속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 구름은 단 순한 구름이 아니고 때로는 안개비요 지금 같은 고도에서는 눈보라이다.
능선을 올라서면서 부터는 서풍이 지속적으로 분다.
오른 손을 덜한데 왼손은 얼어간다.
장갑도 얇은 거 끼고 왔는데 왼손을 쉴새없이 꼼지락 거리면서 .

모습을 보니 몸의 왼쪽은 젖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눈을 맞아서 얼음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고통스럽지만 그 모습들에 다들 웃는다.

 

 
닫혀진 시야에 오로지 앞에 하나만 보이는 표식기에 의존해서 오른다.
알 수 있는 것은 기압고도계의 높이뿐이다. 다행인 것은 발바닥은 보인다는 것이 위안이다.
시차적응을 못해서 그런가 졸립다.
그래도 2500미터를 넘어가니 간간히 앞 봉우리의 모습이 살짝 들어난다.
하지만 그 기온차이는 후드득 떨다가 땀이 나올 정도이다.
뮤어캠프가 보일 때쯤에 우리는 내려오기 시작한다.
오후 세시이기 때문에 내일 산행을 준비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6시 숙박지에 도착을 하니 종팔형의 뉴욕팀과 형들이 다 와 계신다.
아담스도 마찬가지로 기후가 안 좋아서 아예 이곳으로 이동을 하신 것이다.
인석형이 내일 우리와 함께 등반 하자 신다.
그렇게 하기로 하고 뉴욕팀은 내일 뮤어캠프까지 다녀오고 차후 일정을 잡으실 계획인거 같다.

우리는 이틀 치의 식량 (네 번을 먹을 수 있는 마운틴하우스와 약간의 누릉지 그리고 개인 간식)을 준비하고 내일 떠날 차비를 차린다.

 
실수한 거 같다.
얼굴이 따갑다.
이러면 그나마 작은 입술 또 부풀어 오르는데...

 
잠이 안 온다.

 
레이니어의 리버티 릿지를 등반하고자 했지만 못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빨리 로말 루트를 등반하고 내려가야 하겠다.

5월 30일 눈보라

아침에 서둘러 보지만 8시 반에야 숙소를 출발한다.
종팔이 형은 벌써 출발을 하셨다.
처음 오르던 중에 어제 올라간 선배 분을 만났다.

3,700미터 지점에서 눈보라에 시야가 좁아져서 크레바스를 못 찾고 되돌아섰단다. 상단부에 크레바스 ?
무거운 어택에 20여 미터의 시야 확보는 모두들 힘들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차 적응이 안 되어서 힘들어 한다.
무척 졸립다.
비몽사몽 졸면서 올라간다.
하루를 쉬는 것이 맞겠지만 이런 날씨 속에서는 최종지점까지 올라가서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보는 것이 유리하다. 오르는 도중에 형들을 만난다. 각자의 속도에 맞추어서 움직이고 계신다.
이곳에서는 표식기가 없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리라 모두들 표식기에 의존해서 움직인다.

대신 혼자 남아도 불안 하지는 않다.
오후 3시에 재학이와 뮤어캠프에 도착을 한다.
함창식님과 종팔이형이 마지막으로 내려가시고 인석이형과 남는다.


 
이제 야영지를 정해서 텐트를 쳐야한다 이것이 먼저 도착을 한 사람의 임무이다.

눈보라 속에 탑 텐트를 칠 생각을 하려고하니 끔찍하다. 이런 날씨에 탑 텐트라니. 어찌사노 ..
순간 거의 동시에 세 사람의 머릿속에 무언가 통했나 보다.
 바로 무인 산장을 찾는다. 영어가 생활어인 인석이 형과 재학이가 나선다.
결국 산장을 차지했다. 이층으로 된 구조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오늘은 다른 팀들도 몇 명 안 되는 것 같다. 이곳 산장은 대피소 개념이다.
숙박료는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지만 선착순이다.
그리고 여러 날 숙박이 안 되고 위급 시에는 소유를 주장 할 수 없다.
한 시간 후에 모두들 도착을 하고 힘 좋은 경진이는 눈 녹이고 역시 힘 좋은 동석이가 지고 올라온 소고기 한 덩어리를 구어 먹고 저녁도 먹고 의논 끝에 일단 내일 새벽 한 시에 출발하기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6시에 모두들 기절을 한다.

5 월31일 눈보라

12에 일어나서 마운틴 하우스와 누릉지를 끓여 먹었지만 모두들 꼼짝을 하지 않는다.

잠시 나가본 밖의 상황은 어제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서로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결정적으로 이곳은 모두가 처음이라는데 있다.
더 위에 올라가서의 길을 모른다는데 있다.
날씨가 좋아서 시야가 확보 된다면 표식기와 지형을 보고서 움직이겠지만 지금같이 눈보라치고 시야가 10여 미터라면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결과이다.
더군다나 위에는 크래바스가 많다는데.. 결국 동석이와 내가 나가 보기로 한다.
사람이 지나갔던 흔적은 바람에 간간히 드러날 뿐, 한 표식기에서 다음 표식기가 보이지 않는다면 전혀 움직일 엄두가 안 난다.

사십여 분간 진행을 해서 능선을 오르는 지점까지 가보지만 뚜렷한 대안은 보이지가 않는다.
결국은 되돌아서서 캠프로 온다. 많은 의견들이 오가지만 결국 기다리기로 한다.
이곳 산장과 식량은 하루 정도를 더 버틸 수 있겠다.

기나긴 기다림,  
결국은 기다리다가 가고자하는 모두의 의지가 합해지면 움직일 수 있으리라.

자다가 웃음소리에 화들짝 깨어났다. 무슨 소리였었지.

가끔 산에서 이른 새벽에 내 단잠을 깨우던 그 웃음소리다.
꿈에서 얘가 무어라고 한 것 같은데 생각이 나질 않는다.
단지 울거나 화낸 것은 아닌 것 같고 모라고 했는데. 그런데 왜 얘가 나타난 것이지?
조금은 당황스럽다.
6시다.
다시 잠이 든다.
이제는 다른 아이가 나타난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등장인물이 바뀐다.
시체 놀이가 따로 없다.
뒤척이다가 깨면 밖에 잠시 나가서 상황을 보고 다시 잠이 들고 또 꿈꾸고 ...
요즘 들어서 꿈을 꾼 적이 기억에 없는데 신기하다.

11시경에 지난밤에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12,000 피트에서 되돌아 왔단다.
결국은 크레바스이군.
오후에 들어서 몇몇 사람들이 들어선다.

대부분이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가 스키로 하산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날씨에 무리해서 등반하려는 사람들은 적다.
현명한 생각이다. 단지 우리는 먼 곳에서 온지라 오르려하는 것이다.
식사 한 지 12시간이 넘었다. 배고프다. 하지만 적은 식량을 아껴야지.
오후 네시에 한 판 끓여서 먹는다.
그런데 날씨가 좋아지는 것 같다.
보통 한 텀을 8시간 정도로 보면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어지던 스톰의 상황이 한번 쉬나보다.
일찍 출발하기로 하고 다시 취침한다.
오후 9시 30분 거짓말 같이 날씨가 맑아졌다. 우리는 서두른다.
10시 30분에 어둠에 잠겨있는 뮤어캠프를 출발한다.
처음에 각자 출발을 해서 능선에 올라서기 전에 30미터 로프 두동으로 5명과 4명으로 안자일렌을 한다.
두 시간 여가 지나서 잉그레함 빙하에 들어선다.
저 멀리 달이 떠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에 가이드가 등반을 주관하는 무리의 텐트가 여러 동 있다.
그 앞을 지나면서 망설인다.
좌측에 보이는 봉우리가 우리가 가야하는 곳 같은데 계속 진행을 하면 많이 돌 것 같다.

다시 90도 좌측으로 방향 전환을 한다.
흔적이 나타날 텐데. 약 30여 미터를 오르자 표식기가 보인다.
안심을 하고 그 연속되는 표식기를 따라간다.
설면이 가파라져 간다. 고도계가 3,700미터 지점에 이르자 크레바스가 나타난다.
들여다보니 규모가 작지 않다. 건너가기 위해서 우측으로 따라가는데 너무 멀다.
다시 좌측으로 되돌아오니 머지않은 곳에 표식기가 있고 건너 갈 수 있게 좁다.
조심조심하며 오른다. 다시 크레바스를 두 개 더 지나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길을 놓쳤다. 한참을 가도 표식기가 안 보인다. 앞의 봉우리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길은 두 가지로 보인다.

정면은 빙하의 절단면이 너무 커서 위험하고 시간이 너무 걸릴 것 같고 좌측의 암릉 근처로 계속 올라서서 능선에 올라서서 봉우리로 가거나 우측으로 봉우리를 돌아나가는 방법이 맞을 것 같다.
내심 우측으로 봉우리를 돌아 나가는 것이 더 부드러울 것 같다.
그러나 혹시 몰라서 일단 좌측으로 최대한 암릉 가까이 접근을 하면서 오른다.
암릉 근처에 다가갈 무련 내 눈 앞에 30미터가 넘어 보이는 크레바스가 나타난다.
그 순간 다시 우측으로 사선을 그리면서 나아간다.
이 크레바스를 따라가다 보면 우측 어딘가에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나타나리라.
천천히 신중하게 나아가는 도중에 뒤에서 계속 쉬어가잔다.
이곳은 위험지대라서 쉬면 안 되는데.

계속 진행하다가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그때 작은 트러블이 생긴다. 과감히 선두 조를 교체한다.
동석이가 앞서가고 우리도 출발하려는 순간 문제가 생겼다.
충원님에게 님 이 납시셨다. 누구도 어쩔 수없는 우리의 님.
형근이 데리고 내려 간다고 하는데 다른 문제가 또 생겼다. 방법이 없다.
늘 고산에서는 생각은 신중히 하지만 행동은 신속 과감히 해야 한다.
전원이 철수하기로 한다.
앞서가는 학재를 부른다. 올라가기도 힘든데 내려오라고 하다니.
어쩔 수 없다. 우리의 상황을 간단히 말하고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살핀다.
결국 4명은 계속 등반을 하고 우리는 되돌아선다.

천천히 올라간 길로 되짚어 내려간다. 새벽 세시.

레이 !
나는 당신을 스쳐지나가는 바람만도 못 한 존재 인 것을
처음부터 문전 박대이시더니
결국은 마루에 올라서지도 못하게 하시는 군요.
23년 만에 다시 왔거늘
기회를 주지 않으십니다.
그렇다고 크게 미련이 남는 것은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 아무도 길게 기억해주지 않을
존재이긴 하지만
그저 멀리서 보면 무심히 지나가는 구름같이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매서운 눈보라입니다.
이 길로 내려가면
아예 하산을 할 겁니다.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렵니다.

애정은 일방적인 것은 없지요
한쪽이 바라보면 상대에서도 바라봐 줘야만 눈길이 오갑니다.
눈길이 오가야 애정이 싹트지요.
한쪽만 지속해서 바라보고 다가오면
짝사랑이요, 스토커요, 미져리가 아니겠습니까.
이제 연이 없다 생각을 하고 잊으렵니다.

나는
이런 곳에 오면
함께하는 사람들은 상하 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로 여깁니다.
늘 함께하는 동료로 봅니다.
그것을 깨려하면 싫어요.
남 탓이 아니고 내 탓이 먼저이지요.
당신을 미워할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아니 당신은 그런 대상은 아니지요
.

잡생각에 벗어 날 즈음에 크레바스를 무사히 건너왔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충원님은 님과의 깊은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상태를 보아하니 뮤어캠프로 내려가면 나아 질 것이요.

숙소에 도착할 즈음에는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리가.

 
재학이가 말을 건넨다.
“ 상세야 여기까지 왔으니 안심하고 우리는 다시 올라가야 하지 않냐? "
어 ! 그런 방법이 있었네. 괜히 징징거렸네.


재학이와 나는 세 명이 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는 날이 훤해져서 조금 멀리까지 선명히 보인다.
학재는 우측으로 돌다가 다시 돌아가서 능선쪽으로 직선으로 올라가버렸다.
우리는 우측으로 표식기를 따라서 오른다.
저 멀리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는 솜이블을 펼쳐놓은 듯이 구름이 깔려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자 그 구름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그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추고 앉아서 바라본다.
구름사이로 떠오르는 해의 모습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듯하다.
하염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빠져들어 간다.
봉우리의 우측으로 돌아서자 기나긴 설사면이다.
발목이 시큰댈 정도로 계속이어지는 설사면.
오르면서 혹시나 학재가 보일까 하고 간간히 좌측을 바라본다.
바라보이는 사면의 모습은 이쁘지가 않다.
능선에 올라서면 오히려 이곳보다 편해 보이지만 능선에 오르기까지가 눈에 거슬린다.
이곳에도 간간히 크레바스가 이어진다. 참으로 크레바스가 많은 산이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다면 내가 올라온 길은 벌어진 크레바스로 인해서 등반하기가 위험질 것 이다.
 
 
맑던 시야가 멀리서 구름이 높게 떠오르더니 이제는 개스가 자욱해져 간다.
다시 날씨가 나빠져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심하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GPS로 웨이포인트를 기록하고있다.
웨이포인트로 되돌아 내려오면 되리라.
그리고 날씨가 나빠져도 발바닥은 보이리라.
어느 순간 재학이가 소리친다.
‘상세야 찾았다. ’
‘학재 지나갔어! 표시를 남기고 갔다.‘
‘ 그 인간이 여기도 영역표시를 했다고 ? ’
흐려지는 시야 속에 누군가 내려온다. 내려올 사람이 없는데.. 학재인가 ?

 

 
가까이 보니 맞다.
바로 위에가 정상이란다.
나랑 재학이는 저 봉우리에서도 한 시간은 더 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인석이형과 경진이와 사진을 찍고 학재와는 다시 올라간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발걸은 더뎌진다.
그 모습에 학재는 빨리오라고 성화이다.
나중에는 재학이와 나를 질질끌고 간다.
이눔이 돌았나? 힘이 넘치는구만.

 

 
늘 정상에 오르면 기쁨도 잠시 내려가는 것에 몰두 한다.
불과 두 세 시간 차이이지만 아이젠만 박히던 눈이 정강이까지 빠진다.
크레바스가 무너질까봐 하산 길을 서두른다.
 
 

산을 아주 오래 다닌 것도 아니지만
산을 다니면서 등반력이 독특하게 뛰어났던 것도 아니지만
과거에 아주 뛰어난 등반력을 보여준 것도 아니지만
산에 오르는 것 말고는 다른 큰 목적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도 등반에 대해서 발군의 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짧지 않은 세월동안 아무 고민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고 행복하다.


야들아 다음에는 좀 더 쉬운 곳으로 가자 !!!

 


 
등반의 끝은 망가진 얼굴만이 남는가 .....
 

 

아직은 봐 줄만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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