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12기 동계과정

여든해(이충원) 2010. 11. 20. 07:28

 

1월 27일

산악회관에서 모인 일행들은

서둘러 설악으로의 길을 재촉한다.

비선대에서의 일정이 여의치 않아 양폭산장에서,

동계과정을 치루기로 하였단다.

중량의 짐을 설악동에서 양폭산장까지 운반하는게 쉽지 않다.

어두워져서 양폭산장에 도착하니 눈발이 반긴다.

서둘러 짐정리를 하고 저녁을 짓는다.

알콜이 과해서 였을까 일행중 한 명이 소요를 일으켜

끝내 산에서 내려보내 진다.

소통의 부재던, 개인의 고집이던 분위기 다잡아 화이팅해도

힘이 들 과정을 이렇게 맥없이 분위기를 가라 앉혀 놓았다.

 

 

 

양폭산장에 도착하니 눈발이 반긴다.

산장을 1~2층 모두를 우리 일행이 사용키로 해서인지 밖에 비박하는 팀들도 보인다.

 

28일

날이 밝아서도 한 번  가라앉는 분위기는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간단한 장비만 챙겨서 말로만 듣던 죽음의 계곡을 향한다.

죽음의 계곡에 이르러 40년전에 조난 당하신 설악 10동지께

묵도로 추념을 하고, 과정내내 무사안녕을 빌어본다.

화천 딴산빙장에서 실습했던 보행법이

장소가 바뀜에 따라 색다르게 느껴진다.

경사도의 차이가 그중 제일 크지 싶다.

보행법에 이어진 활락정지가 짜릿하다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다가 몸을 뒤집에 피켈로 정지를 하는

기술인데 경사도에 따른 속도감이 대단히 빠르게 느껴진다.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다 몸을 뒤집고 피켈을 설면에 꽂아야 한다.

 

설사면으로 경사진 얼음계곡으로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산장으로 끌고 내려 오는것도 만만치 않다.

크램폰이 아직 익숙치 않은 때문이리라.

산장에 내려와 추위에 떨었던 몸을 데우랴

강사님들의 핀잔(?) 과정중 먹거리를 이렇게 많이

지고온 기수는 없었다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저마다 온갖 재료로 저녁 성찬을 한다.

 

29일

새벽에 눈을 떠보니 밖에 부는 바람소리가 제법 소리를 낸다.

장비를 챙겨 죽음의 계곡으로 가는 내내

구름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산 봉우리를 스쳐 지나는지 모르겠다.

계곡으로 간간히 부는 매서운 바람소리도

저절로 목을 움추리게 한다.

오늘의 과정은 빙벽이다.

바일로 몇 번 더 경험이 있다고 그나마 남들보다 쳐지진 않는다.

사면도 그렇게 급경사는 아니어서 무난하게 넘기지 싶다.

일정이 지나면서 지치기도 하련만 누구하나 뒤로 빼는 동료는 없다.

주어진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하고자 하면 했지

요령부리고 꾀 부리는 건 볼 수 없다.

첫 날 가라 앉았던 분위기도 많이 올라 왔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힘들었던 빙벽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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