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날씨가 청명한게 전형적인 가을이다.
새벽에 일어나 조깅을 하는데 보니 입에서 하얀 김이 나온다.
일교차가 많은 날이다.
길가에는 어느순간 벼가 패이고,
드믄드믄 밤이 벌어져 떨어져 있는게
수확의 시기가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6주간의 교육 여정에서 꼭 반이 지났다.
선생님들의 말씀은 이제 거의 다 배웠고,
실제 릿지및 등반만 남았다고 하시는데
백운대 크랙교육장에서의 내모습은 스스로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9월 5일 토요일 오후 4시에 맞춰 도선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상당히 경쾌하다.
등에진 배낭의 무게역시 그리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늘 들뜨게 한다.
주차장에 오르는 길도 가벼운 걸음으로 한달음에 오른다.
공동의 장비, 로프와 텐트를 나눠지고,
인수야영장으로 오르는 길에서
일주일만에 만나는 동료들과 선생님들께 반가운 인사도 나누고....
야영장에 이르러 서둘러 텐트를 치고,
더 어둡기전에 저녁을 마치려 분주히 손을 놀린다.
산이라서 확실히 일찍 어둠에 덥힌다.
경찰구조대에서 선을 연결하여,
백열등을 하나 밝혀 놓고,
경찰구조 대장님의 산의 위험과 조난, 구조의 강의가 있었다.
실제 사례를 하나하나 들며 설명을 하시는 구조대장님의 말씀은
기본을 망각한 산행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늘 산행시엔 여유로운 마음 가짐으로 서둘지 않고,
혹 사고시엔 서둘지 않고 침착할 것을 말씀하신다.
이어지는 유 학재 강사님의 확보물의 종류와 사용은
다음날 있을 백운대 크랙에 대한 교육이다.
이른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야영장아래 있는 작은 공터에서 체조로 몸을 풀고,
아침을 먹고 바로 백운대 교육장소로 이동,
크랙 실전 등반을 한다.
유 학재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과,
코스마다 조교 선생님들의 시범을 보노라면,
나도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떻게 그리도 쉽게 오르는지 신기할 뿐이다.
이어진 등반에서 2주동안 익혔던,
자세와 중심이동을 염두에 두고 멋진 폼으로 등반을 하려 했는데,
오늘도 역시 잘 안된다.
동기들은 모두 잘하시는 것 같은데,
나만 쳐지는 기분이 든다.
크랙에서는 중심이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짝힘의 원리를 이용하라고 설명은 하시는데.....
힘이 들지만 동기생 어느 한 분 쳐지는 인원없이 열심이다.
고단한 만큼 뒤로 빠질 궁리도 할수 있겠지만,
한번이라도 더 오르려 하는 열의는 대단들하다.
마칠 시간이 되었어도 미진함 때문에 못내 아쉽다.
인수양영장에 내려와 텐트를 걷고,
주변정리를 하고 도선사 주차장으로 내려 오는길에
잠시 산악인 추모비에 올라서 유명을 달리하신 산악인들에 대한
묵념을 올리고, 설악가를 불러 설악조난 10동지를 추모하였다.
4째주는 오봉릿지 등반이다.
기본적인 교육은 모두 마쳤고,
강사 선생님들과 합동 형태로 실제등반을 한단다.
이것저것 모든 부분에서 미숙함을 보이는 나로서는,
걱정이 되는것 또한 사실이지만
동료들이 있고,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계시니
분명 해낼 수 있음을 믿는다.
아직도 적응이 덜 된 탓에 산에서 내려오면
여기저기 무겁고 아픈곳이 많아도
벌써 토요일이 기다려 진다~~
새벽공기나 밤공기는 제법 차다.
그래서인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도
어딘지 모르게 가을색을 띠는듯 보인다.
함께하시는 동기생은 물론 모든분들이
무탈하게 시간을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리며
3주차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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