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9일.토요일 오후4시
덕성여대 입구에 있는 하드락 클라이밍센터에 모여
짧은시간이지만 인공암벽을 경험하고,
저녁식사를 마친뒤 제법 익숙(?)한
인수야영장을 찿는다.
세째주 백운대 크랙교육을 위해 야영할 때보다
훨씬 많은 산객들의 텐트가 눈에 띈다.
인수봉에 오르려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자 하는 노력이
얼마전까지 귀성표를 예매키 위해,
터미널이나, 역앞에서 밤새 장사진을 이루던 모습과 겹쳐져
묘한 기분으로 맘에 닿는다.
내일은 5시에 일어나 빠른 시간안에 아침을 먹고,
6시쯤에는 인수봉으로 이동을 하리라는 과정장님의
서두는 모습이 아니래도
내일 있을 치열한 루트확보 경쟁이 보이는 듯 하다.
미리 야영장에 올라오셔서 자리를 확보해 주신,
강사 선생님들의 덕택으로 도착하는 즉시
잠자리를 펼칠 수 있었다.
이제 나도 인수봉엘 오른다는 설레임과 떨림이
가벼운 흥분으로 잠을 방해 한다.
이른 새벽 채 어둠이 가시기 전에 일어나,
어쩌면 이번 23기 교육중에는 산에서 지어먹는
마지막 아침밥을 서둘러 마치고,
허둥지둥 꼭 필요한 장비만 챙기고
불필요한 짐은 한곳에 모아 놓고 인수봉을 향한다.
벌써 인수에 오르는 팀들이 있어 소리가 들린다
등반이 시작되면 생리현상을 처리 하기가 곤란하니,
너무 포식치 말고 물도 조금만 마시라는 주의가
아직은 그렇게 까지 와닫지는 않는다.
조별로 나뉘어진 루트에 따라 오른후
정상에서 1시에 기념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인수봉에 오를 수 있는 길이 그렇게 많은지 첨 알았다.
인수 A,B 코스 비둘기길, 우정(?) 고덕길 등등
이름도 생경스런 등반루트가 지도로 그려져 있는게 아닌가.
암무튼 조별로 나뉘어져 등반을 시작한다.
서둔덕에 아직은 덜 붐비는 것을 느끼며
흥분으로 가벼운 떨림을 다독이며 등반을 시작한다.
지난주 까지 1개조에 자일이 두 동씩 필요 했는데,
오늘은 대략 5동씩을 준비한다.
규모에 있어서나 실제 등반에 있어서나
인수봉의 위압적(?)인 모습에 약간은 겁도 나고~~
훌륭하신 선생님들께서 계시고,
미숙한 후배들의 안위를 위하여 언제나 선배님들께서
기꺼이 도우미를 하시는데,
기운 내서 올라보자. 올라 가는거다....
한 피치 한 피치, 오르는 곳마다 새롭지 않은게 없다.
우리가 오르려 했던 루트를 선점한 옆 등반교육생들의
외마디 비명소리에 휴~~ 저코스는 어려운가 보다^^
다행스럽게 되게 어려운 길은 비켜 오르나 보다.
지난 4주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를 발휘하여
오르기는 하는데, 여기저기 지적사항이 아닌게 없다.
후등자 빌레이를 하면서 줄을 잘 차려 놓아야 하는데,
줄을 차리려면 후등자 안전이 염려되고,
후등자를 바라보노라면 줄이 엉클어지고 ㅜㅜ
옆의조는 배운대로 착착 잘 진행되는것 같은데
우리조는 나땜에 혹시 뒤쳐지는건 아닐지 걱정도 된다.
맘을 차분히 하고 한발한발 움직이자고 암만 되뇌인대도
손과 발은 이미 따로 놀기 바쁘고.
정신없이 오른 오아시스 까지의 여정도 힘들었는데
균열이 큰 침니구간을 올라야 한댄다.
배낭을 앞으로 묶고, 발로 밀고 엉덩이로 기어서 오르는 코스다.
앞에 오르는 동료들은 가볍게 잘 들 오른다.
내차례가 되어 배낭을 앞으로 돌려놓고,
두다리를 쭉 뻗어 바위에 대고, 엉덩이 들썩거려 오르려 하지만,
배낭의 무게도 만만찮게 끌어 댕긴다.
에휴 선생님들의 말씀은 잘들어야 하는게 맞다.
괜스레 짐줄여라 물조금마셔라 부족한듯 배를 채워라 등등 하시겠는가
그나마 이동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나는
자꾸 옆으로(?) 위로 올라야 하는걸 옆으로 게걸음 하다보니,
몸이 좁은 공간으로 빠져서 더욱 힘들었다.
뒤따라 오시는 선배님 아니었으면 아직도 못빠져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반족장정도씩 위로 움직이는걸 뒤늦게 깨친(선배님 고맙습니다) 후
한결 쉽게 침니구간을 오를 수 있었다.
이제 더불크랙과 참기름 바위만 지나면 정상에 선다고 한다.
더불크랙은 다른 등반학교에서 선점한 때문에
옆자리로 주마링을 하기로 한다.
주마링을 해본적은 없지만 훌륭하신 선생님의 지도로
쉽게 동작이 된다.
팔이 아플거라며 지레 겁을 먹은 1조의 분위기 메이커
김 여사님께서도 쉽게(?) 올라오신듯 하다.
드디어 인수봉에 올라섰다.
사방돌아보니 감개무량하다.
백운대 오를때마다 인수봉을 오르는 산님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내가 내발로 인수봉에 서있는게다
중학교1학년 때인 1969년 첨으로 백운대엘 올라서 본 인수봉.
그후로 내내 벼르다 40년되어서야 올랐다.
백운대서 바라보던 인수봉과
인수봉에서 바라보는 백운대, 염초봉, 만경대, 노적봉, 영봉,
멀리 사장봉,오봉및 도봉산의 모습도 달리보인다.
힘겹게 오른 끝에 먹는 점심은 설명키 어렵다.
무게를 줄이느라 간단(?)하게 꾸린 점심이지만
언제 다시 그런맛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만느끼는 벅찬 감동일 수 있어 겸연쩍기도 하지만
어떻든 무척이나 좋기만하다.
인수봉 정상에 모여 기념사진을 남기고,
인원이 많은만큼 하산을 서두른다.
인수봉위에 이렇게 인원이 많이 올라 설 수 있는 공간이 있는것도 신기하고 ,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백운대에 빽빽히 오른 산님들도 새롭기만 하다.
소방헬기가 만경대 쪽으로 가는게 보인다.
곧 신호연막이 피어 오르고,
잠시 수습을 하던 헬기가 움직인다.
부상자가 생긴게 틀림없다.
등반학교에 입교해서 배운 안전한 등반을,
무리하지 않고 ,무모하지 않고, 내 능력에 맞는 등반을
새삼 다짐하며 하강을 한다.
긴장이 풀리고, 여정내내 참았던 생리현상을 해소코자
백운산장에 잠시 들렀다 서둘러 내려온다.
2009년 9월 20일은 내게는 특별히 남을것이다.
담주에 있을 선인봉 종합등반땐 자세도 안정적이고,
모든 내용에서도 훌륭하신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보람을 느끼실 수 있는 등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희망하며
5주차 소감을 맺는다.
주차장에 내려오며 보니 변 유근 부회장님께서
다리를 저시던데 큰 부상이 아니시길 빌고,
쉽게 툭털고 일어나셔서 마지막주 종합산행에 합류하시길 기원드린다.
23기 화이팅!
한산 화이팅!!!
설렘으로 인수봉 등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인수봉에 올라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23기 동문및 선생님들....
조 유동 기술위원장님의 사진을 허락없이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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