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인기야!

여든해(이충원) 2015. 3. 27. 14:18

 

사랑하던 아들 인기가 하늘나라의 부름을 받고, 천사가 된지도 6년이 돼 간다.

작년 4월 중순에 수학여행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태운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을때, 배와 함께 대한민국이 가라 앉았다. 전국민이 슬퍼했으며, 혹시 기적이 일어나 생환하는 생존자가 있기를 세상에 존재하던 안하던, 모든 신(神)들의 이름으로 빌었단다.

우리 인기가 병상에 누웠을때, 하루하루 죽어 간다는건 까맣게 모르고, 우리 애가 일어 날 수 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겠다는 절박함으로 초췌하게 지새웠었다.

 

세월이 약이라고

산사람은 살게 마련이라고

죽은 자식 불알 만져 봐야 소용없으니

이제 그만 잊으라고

 

훌쩍 천사가 되었기에

입시의 고통

군에 보내고 노심초사 해야 하는 일도

학교 졸업하고 직장을 못잡아 안타까운 모습도

결혼 할때가 되었는데 짝을 못 찿아 허전한 모양새도

무자식이 상팔자니

나름으론 효도한게 아니겠냐고....

 

사랑하는 아들 인기야!

엄마 아빠는 아직도 너를 놓지 못하고 있단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앞을 가리고,

느닫없이 가슴이 먹먹해져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흐르는 눈물을 주체치 못하고 엉엉 운다.

 

아빠에겐 그토록 소중한 인기한테

왜 무섭기만 했을까?

내 새끼니까,

내 아들이니까,

사랑하는 만큼 보다 더

모질고 강하게 키우고 싶었다.

지나보니

인기가 얼마나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졌는지,

아빠보다 훨씬 의젖하고 사려가 깊었던 것도,

배려하고 속으로 삭이는 사려 깊음이,

엄마 아빠의 허물을 감싸고 감내하며 살아준게

고맙고 못내 아쉽고 미안도 하다.

 

엊그제 인기가 뿌려진 산에는

슬그머니 봄이 와 있더구나.

생강나무며, 복수초며, 진달래 꽃이 군데군데 피었구나.

컴퓨터에 앉아 몇번을 귀찮게 부르던

진달래 꽃 생각에 울먹이며 사진을 찍었다.

 

보이는 영봉, 도봉산, 인수봉의 주변에 늘 인기가 훨훨 떠다니는것 같애

한편으론 흐믓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제 얼마 있으면 인기가 떠난지 6년이 된다.

아빠는 또

인기가 뛰노는 곳에서 한참을 서성 거리다

이내 무겁게 발걸음을 돌리겠지.....

세상이 재미없어 

우리 인기가 없는 빈 자리가 이렇게 휑하니 클 줄은 몰랐다.

아니 알 수가 없었다.

무엇을 해도 신명이 나질 않고,

의욕 또한 일질 않는다.

 

 

 

 

 

 

 

 

 

인기야

엄마 아빠하고 만날때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물어도 좋다.

그래도 보고 싶다.

부질없는 짓이지만

꼭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다.

인기야!

인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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