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진

설 악 산

여든해(이충원) 2019. 8. 5. 19:58



설악산 
 
산으로 가자.
산으로 가자.
중략
산과 나 둘이아니다.
나와 산 하나가되다. 
 
한국산악회가 첫 소절과 끝부분의 가삽니다.
노산 이은상 님께서 작사하고, 김동진 님께서 작곡을 하였습니다.
북클럽 하루재의 "산은 나의 종교 나는 산의 전도사"를 굳이 빌어오지 않아도 우리들(나를 포함한 산 벗님들)은 산을 떠난 모습을 상상할 수도 그려 본 적도 아마 없을터입니다.
일상에서 자투리만 주어지면 아니 억지로라도 쥐어짜 홀연히 구름 안개 헤치고 저산으로 갑니다. 
 
늘 북한산 언저리를 맴돌다 크게 마음을 일으켜 설악을 찿습니다. 설악산을 찿는 이들이 여건이 많이 변해 꽤 됩니다. 나는 산의 전도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는 만큼 더 보이는 것을 안다면, 설악에 들 때, 노산 이은상 선생의 설악행각이나, 육당 최남선의 설악기행, 만해 한용운 스님의 오세암과 백담사에 얽힌 이야기는 새겨보고, 혹시 당시의 그 자리에서 느꼈을 법한 감상에 젖어 보는것도 큰 즐거움일 터입니다.
필설이야 감히 견줄 수 있겠냐만 감동의 크기는 한가지일 것입니다. 
 
막바지에 다다른 장마탓에 일정이 계속 유동적이고 등산로도 열렸다 닫혔다 종잡을 수 없는 와중에 용케 오색온천, 백담사, 설악동에서 천불동~ 대청봉 산로가 열립니다.동서울에서 오색온천까지 버스로 이동 설악에 듭니다. 불어난 계곡의 물소리가 반깁니다. 습도도 있어 금방 등줄기가 땀에 젖습니다. 고도를 어느 정도(대략 1,000m) 오른뒤에 바람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숲에 가려 설악의 비경은 볼 수 없는게 아쉬운 등산로이긴 하지만 대청봉에 오르는 가장 짧은 길입니다. 허위허위 오르다보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던 나무들의 키가 현저하게 낮아짐을 볼 수 있습니다. 산마루가 가까워졌음입니다.  
 
대청봉에 올라서니 천불동 계곡과 화채능선, 공룡능선에서 피어오르는 구름과 천화대, 울산바위 넘어 속초시내와 동해바다가 펼쳐집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위에 서 있자면 선경에 노니는 신선의 기분을 잠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산정에 올라 떨어지질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어 놓습니다.
중청을 지나 모퉁이를 돌아서면 눈앞에 일망무제 펼쳐지는 수렴동 계곡과 가야동 계곡, 용아장성릉의 위용과 귀때기청봉의 내,외설악을 넘나드는 풍광에 걸음을 멈춥니다.  
 
소청대피소에서 하루를 묵고나니 통제됐던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가는 등산로도 열렸습니다. 봉정암에서 가야동계곡을 지나 오세암에 이르는 길은 어느 산길과 한가지로 참으로 절묘합니다. 요즘 고속도로처럼 군더더기 없이 설계 시공된 산길은 걸으면서도 감동이 밀려듭니다. 참으로 오랜 경험과 시행착오 끝에 산길이 생겼을 터입니다.
오세암에 이르니 점심 공양 때가 됐습니다.
막 쪄놓은 감자와 귀한 미역국에 밥 말아 공양을 하곤,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걸음을 재촉합니다.  
 
지금은 통제돼서 갈 수 없는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릉, 내설악 만경대로 가는길을 지나 영시암에 이릅니다. 영시암도 크게 불사하여 규모는 키웠는데 잡초가 무성한 걸 보면 안스럽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다 그치길 반복하는 동안 백담사에 내려왔습니다. 백담사에서 용대리까지는 백담마을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요즘은 주로 이용합니다.  
 
오세암에서 가야동계곡을 지나 네발로 엉금엉금 봉정암을 향하던, 울산서 오신 보살들이나, 부처님전에 올릴 공양을 강매(?)하는 볼성 사나운 공양주 보살의 행태도 설악에 두고옵니다. 다음에 다시 찿을 땐 또 다른 설악을 보고저~~




대청봉 거의 다 올라왔습니다.

야생화의 화원



천불동계곡



중청대피소에서 보이는 공룡능선과 천불동계곡



대청봉 오르는 길에서 보이는 공룡능선



소청대피소에서 보이는 용아장성릉의 저녁무렵



봉정암 사리탑



오세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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